건강 스페셜2014. 11. 20. 15:35

당뇨와 결합한 ‘결핵’, 다시 인류를 위협하다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가난하고 못 먹던 시절에나 걸리는 것으로 여겨지던 결핵이 다시 인류 건강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부상하고 있다. 

잘 먹어서 생기는 ‘부자병’ 당뇨에 걸리는 환자들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면서다. 이 역설적 상황은 당뇨가 면역체계를 약화시켜 결핵의 발병환경을 만들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19일(현지시간) CNN 방송은 “현대 생활이 과거의 전염병 확산을 부채질하고 있다”면서 결핵과 당뇨의 연관성에 대해 주목했다.

최근 당뇨는 경제 성장 중인 개발도상국에서 많이 발병하는 추세다. 신흥 경제국에서 소득 증가로 식단과 생활습관이 급격히 변화하면서 흔히 부자병으로 알려진 제2형 당뇨병이나 고혈압에 걸리는 사람들이 늘었다.




결핵 감염 원인이 당뇨인 환자 비율. (2011년 기준, 환자 나이는 20~79세) 제일 연한 색은 2% 미만이며, 제일 짙은 푸른색으로 표시된 곳은 당뇨 때문에 결핵에 걸린 환자가 전체의 10%를 넘는 국가이다. [자료=IDFCNN]

국제당뇨연맹(IDF)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당뇨 환자는 3억8200만명인 가운데, 상위 10개국에 중국, 인도,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이 다수 포진했다.

또 당뇨 환자 수는 2035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6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며, 중국과 인도에서 2억5000만명의 환자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 당뇨 환자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환자들이 두 신흥국에서 발생하는 것이다.

문제는 당뇨가 면역 체계를 약화시켜 결핵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IDF는 당뇨가 결핵 발병률을 3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 항결핵 및 폐질환 연맹(IUATLD)의 앤서니 해리스 선임 자문관은 “당뇨는 인체 면역체계를 무너뜨린다”면서 “전 세계적으로 20억명의 사람들이 잠복 결핵 상태”라고 우려했다.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당뇨 환자의 절반 가까이가 결핵에 걸리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한다. 인도 케랄라 주에선 결핵 환자의 44%가 당뇨로 인한 면역력 약화로 발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뇨 환자가 급증세인 신흥국도 결핵 비상이 걸렸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해 결핵 환자가 900만명 발생해 150만명이 사망한 가운데, 환자의 80%가 중소득 또는 저소득 국가에 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된다.

특히 이들 국가에선 경제 성장에 비해 보건 체계 발달 속도가 느려 당뇨와 결핵에 초기 대처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두 질병 모두 초기 증세가 체중 감소, 피로감, 불쾌감 등으로 유사해 자칫 결핵이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리스는 “20년 전 에이즈가 유행할 때 (면역 약화로) 결핵 환자가 4배 가까이 늘었다”면서 “이 같은 역사를 되풀이해선 안 된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Posted by 탑스미네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