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초원위의 집2014. 11. 24. 18:49

60대에 전원주택 짓고 13년 살아봤더니…

[연중기획 I♥100세] 행복노후 '住테크' / 인생2막, '자연'이 동반자




‘100세 시대’를 살고 있는 현재. 노후대비는 더 이상 베이비부머나 중장년층만의 문제가 아니다. 100세 시대를 살아야 하는 모든 세대의 과제다. 생애주기에서 노년기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면서 은퇴 후의 삶을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문에 노후에 삶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주거의 선택은 행복한 노후생활의 기초가 된다. 이에 <머니위크>는 2014 연중기획시리즈 'I♥100세'를 통해 '할머니·할아버지가 멋있게 사는 집'을 다루고자 한다. 100세 시대를 맞아 전원주택, 실버타운, 아파트 등 노후주거 형태를 살펴봄으로써 자신에게 맞는 주거공간을 꾸미는 데 도움을 주고, 노년에 맞는 주택 인테리어와 귀농귀촌을 꿈꾸는 이들이 선택하면 좋은 지역, 주택으로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 등을 알아봤다.
 
누구에게나 언젠가는 찾아오는 은퇴, 그리고 노년. 사람마다 꿈꾸는 노년생활은 제각각이겠지만 누구나 한번쯤은 각박한 도시에서 벗어나 예쁜 전원주택을 짓고 사는 상상을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각자가 처한 상황과 환경의 변화가 두려워 선뜻 실행에 옮기지 못한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이들이 상상을 현실로 이뤄내는 것일까. 은퇴 후 강원도 홍천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전영태(74)·방화자(70) 부부를 만나 '전원생활'의 시작과 노하우를 들어봤다.
 



/사진=머니위크DB



◆ 상상을 현실로… 땅 구입 후 집짓기까지 7년

전씨 부부가 홍천으로 내려와 전원주택을 짓고 살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2년. 전씨가 환갑을 조금 넘긴 직후부터다. 지금이야 전원생활 13년차에 안정적인 전원생활을 영위하고 있지만 이들 부부 역시 전원생활을 시작하기까지는 많은 망설임, 그리고 치밀한 준비과정이 있었다.

"아들 두 놈이 어느덧 성인이 되고 점차 도시 속에서의 내 활동영역이 좁아지면서 전원생활에 대한 상상과 갈망은 더욱 커져만 갔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도심 속에 살면서 이뤄 놓은 터전을 버리고 떠난다는 것이 쉽지 않았죠."

노후에 대한 꿈과 현실 속에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던 전씨 부부에게 전원생활은 필연적으로 다가왔다. 1998년 평소 친하게 지내던 지인이 전원생활을 시작한다며 권유를 해왔던 데다 전씨가 부정맥 진단을 받은 것이다. 그는 의사로부터 스트레스를 조심하고 요양하라는 권유를 받았던 터라 전원생활을 하겠다는 결심을 굳혔다.

그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1998년 IMF 외환위기가 한창이던 당시 전국의 땅값은 폭락했고 수많은 땅이 매물로 나와 있었기에 부부는 원하는 땅을 손쉽게 구할 수 있었다. "마침 여윳돈이 있었던 데다 우리가 원하던 땅도 찾았고 망설일 이유가 없었어요. 당시 가격이 평(3.3㎡)당 10만원 정도여서 1억5000만원을 들여 1500평(4950㎡)의 땅을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서울에서의 직장문제와 자식문제, 그리고 전원주택을 지어야 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 때문에 당장 시골로 내려가지는 못했다. 하지만 전씨 부부의 마음은 이미 홍천에 내려와 있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이곳에 내려와 무성한 풀과 잡초를 걷어내고 땅을 일궜다. 그리고 드디어 2002년 '제2의 인생'의 보금자리인 작은 전원주택을 지었다.
 

/사진=머니위크DB


/사진=머니위크DB


◆ "제2의 인생을 함께 시작한 나의 집"

전씨 부부에게 있어 홍천의 전원주택은 단순한 집이 아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자신들처럼 처음부터 함께하며 가꿔나가는 일종의 제2의 동반자다. 4950㎡라는 넓은 대지위에 비록 40평(132㎡) 밖에 안 되는 집을 지었지만 이 주택에는 노부부의 세심한 배려와 정이 담겨 있다.

2층으로 만들어진 주택은 1층과 2층으로 각각 나눠져 있다. 노부부의 보금자리는 2층으로 정원을 통해 출입이 가능하고, 아들 내외가 왔을 때 사용할 수 있는 방과 손님이 찾아왔을 때 이용할 수 있는 방 등이 갖춰진 1층은 주차장을 통해 출입하도록 돼 있다. 집을 지을 때 이들 노부부가 건축업자와 상의해 누구나 부담없이 찾아와 쉴 수 있도록 배려한 설계다.

특히 집을 둘러싼 철쭉과 나무들은 이들 노부부가 묘목을 직접 사다가 하나씩 손수 심었다. 조그마하던 벚나무와 매실나무는 어느덧 이들 노부부와 함께한 13년이라는 시간의 흐름 속에 훌쩍 커 버렸다. 그때 심은 묘목들이 이제는 하늘을 가릴 만큼 컸으니 자식만큼 애정이 가는 게 당연하다. 이외에도 이들 부부는 넓은 땅을 뒤로 한 채 집 앞의 조그만 텃밭에서 고추와 상추 등을 키운다. 자신들이 먹을 만큼, 관리가 가능한 정도만 재배하는 것이다.

사실 전씨는 젊었을 때부터 여러 사업을 운영했고 이곳으로 내려오기 직전에는 서울 종로구에서 구의원을 지냈다. 이런 경력의 그가 과감하게 도시생활을 청산하고 시골로 내려온 것이다. 처음 내려와서 살 때는 힘든 점도 많았다. "내려와서 한 1년은 고생한 것 같아요. 이곳저곳 손볼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거든요. 풀 뽑기, 나무 심기, 집 주변 정비 등 전원생활이 한가한 것만은 아니에요. 일이 엄청 많아요."

그래도 이들 부부는 지금 생활이 너무 좋다고 말한다. 전씨 부부에게 이곳에 내려와서 사니까 어떤 점이 가장 좋은지 물었다."저는 전원생활이 성격에 맞아요. 워낙 손에 흙 묻히면서 사는 것도 좋아하고요. 너무 평화롭고 여유롭잖아요. 모든 것을 내 마음대로 해도 되고요.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겠어요."
 

/사진=머니위크DB


◆ 전원주택이 주는 포근함과 전원생활이 주는 자유로움

그래도 문명생활에 익숙했던 도시인이 병원과 관공서, 패스트푸드점 등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는 데 전혀 불편하지 않을까. 전씨는 "전혀 없다"고 잘라 말한다. 홍천은 비교적 서울과 가까운 곳이라 자가용으로 1시간30분 밖에 걸리지 않아서인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한다고. 아들을 만나거나 병원에 갈 때, 그리고 친구들과 만나 술 한잔 기울일 때 서울로 나가 도시생활을 만끽한다는 것.

이곳에서 언제까지 살 예정이냐고 물었더니 "죽을 때까지"라고 말하는 전씨. "아침에 일어나면 잔디 깎고, 텃밭을 가꾸고, 새로 심은 묘목들이 잘 자라도록 둘러보고, 아내와 함께 동네 산책도 하고, 이웃과 인사 나누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면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정도예요."

주위 친구들은 그의 삶을 무척 부러워한다. 어딘지 모르게 이들 부부의 생활에서 여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친구들이 보기에는 전원생활을 하면서 여유롭게 사니까 부러워 하죠. 또 젊었을 때 벌어놓은 돈을 곶감 빼먹듯이 써버리지 않고, 생활이 유지될 정도로 일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까 그것도 부러운가 봐요."

자신들이 직접 심은 벚나무를 자랑스럽게 바라보며 말하는 전영태·방화자 부부. "이제 더 이상의 큰 꿈은 없다"고 말하는 이들의 삶은 어느새 자연과 하나가 돼 있었다.


전영태씨가 들려주는 전원주택 선택 가이드

/사진=머니위크DB
마음만 먹으면 도시에서 살고 있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전원주택'에서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터전이다. 물론 나한테 딱 맞는 땅을 만만한 마음으로 찾기는 쉽지 않다. 시간적인 여유를 갖고 생각을 바꿀 필요도 있다. 현재는 마음에 덜 차고 불편하고 좀 멀더라도 앞으로 내가 만들 수 있는 땅, 향후 좋아질 수 있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땅을 찾는 사람들은 현재의 모습만 보고 선택하려고 한다. 하지만 땅의 현재 모양만 보고 선택하면 후회할 수 있다. 때로 모양은 그럴듯하지만 목적대로 사용할 수 없는 땅인 경우도 많기 때문. 또 땅을 구한 뒤 내가 쓰고 싶은 대로 인허가를 받아야 할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때 용도지역이 관리지역인지, 도로가 있는지, 규제사항은 없는지를 따져봐야 한다. 
 또 생활을 하려면 기반시설이 필요하다. 수도나 전기, 전화, 정화조 등을 설치해야 불편하지 않다. 이때 비용이 얼마나 들지 고민해봐야 한다. 이런 기본적인 사항을 갖춘 다음 자신이 가꿔야 좋은 땅이 된다.

좋은 땅은 애초부터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드는 것이다. 특히 전원주택지는 더욱 그렇다. 수도권이나 대도시 주변은 땅값이 비싸 마땅한 부지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자금의 여력이 문제라면 강원도 홍천이나 충청도 충주, 진천 등 서울·수도권에서 자동차로 2시간 이내에 포진한 곳을 알아보는 것이 좋다.

땅이 마련됐다면 이제 문제는 주택이다. 주택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 때문에 신중히, 그리고 전문가의 조언을 듣고 짓는 것이 좋다. 시공은 본인이 공사를 진행하는 직접 시공과 전문가를 동원한 직영시공, 시공업체에 전면 위탁하는 3가지 방법이 있다. 가급적 직접 시공은 피할 것을 조언한다. 얕은 시공 지식으로 인해 대부분이 입주 후 곳곳에서 불편함을 겪기 때문이다. 공사는 우선 본인이 원하는 방향에 따라 설계를 마치고 그에 따라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에 들어가면 된다.



☞ 본 기사는 <머니위크>(www.moneyweek.co.kr) 제336호에 실린 기사입니다.

Posted by 탑스미네랄
아! 초원위의 집2014. 11. 24. 18:43



일본은 미국, 유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경제대국이지만, 태풍과 지진이라는 자연재해를 달고 사는 나라다. 지진이라는 위험이 늘 도사리고 있기에 일본인들은 고층보다는 저층, 콘크리트보다는 나무를 사용해 집을 지었다. 사실상 어쩔 수 없는 선택에 가까웠다. 그러나 친환경 주택이 세계 건축계의 화두로 등장하면서 일본 목조주택 기술이 주목 받고 있다. 일본인 특유의 ‘세밀함’을 주택 시공 기술에 접목시킨 프리커트(Pre-Cut·선 가공) 방식의 공업화주택으로 바야흐로 일본은 세계 주택시장을 석권할 태세다.



- 일본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시 세이부다이초 그린힐스에 들어선 단독주택. 

지난 6월10일 일본 나가사키(長崎)현 이사하야(早)시 오가와초(小川町·오가와동) 내 한 주택단지. 일본 단독주택 브랜드 아이풀홈(Eyeful Home)을 짓는 가즈(和)건설 현장이 아침부터 분주하게 돌아가고 있었다. 인부 9명이 투입된 이날 공사는 연면적 127㎡(38평)짜리 큐브(Cube)형 주택을 짓는 일이었다. 공사를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거실, 주방이 들어설 1층 구조체가 완성됐다. 일본 목조주택은 바닥을 다진 다음, 콘크리트로 테두리를 두르고, 그 위에 층(層)을 쌓는 방식이다. 실제 바닥은 지면과 약간 떨어뜨린다. 이렇게 지어야 주택 바닥 면까지 공기가 들어가 집이 썩지 않는다. 이렇게 생긴 바닥 공간은 저장고로 사용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편리하다. 일본 공사현장에서는 ‘50분 작업, 10분 휴식’이 정례화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층 천장 위로 두께 7~8㎝의 합판을 깔고 그 위에 한 층을 더 올리는 일은 1시간이면 충분하다. 지붕을 포함, 건물 외부를 짓는 데는 1~2일 정도 걸린다.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속도가 빠르다.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자세히 살펴보니, 현장 인부 중 못을 사용하는 사람이 한 명도 없다. 마치 ‘레고 블록’처럼 나무와 나무를 잇고 그 안에 지름 1㎝, 길이 7~8㎝의 핀(Pin)을 끼우기만 한다. 과연 이 정도만으로 집이 하중(荷重)을 견뎌낼 수 있을까. 비밀은 일본 주택시공기술의 핵심인 프리커트에 있다. 

 
1. 다카시마그룹에서는 모든 목재를 기계로 정밀하게 가공하며 현장에서는 조립만 한다. 
2. 다카시마그룹이 특허를 보유한 메탈조인트 기술은 나무와 나무를 철 핀으로 고정하는 것이 특징이다. 
3. 프리커트 방식으로 다듬은 목재. 동전 두께와 비슷할 정도로 정밀하게 가공한다. 


프리커트 방식으로 현장에서는 조립만
일본 내에서는 공업화주택(工業化住宅)이라고 불리는 프리커트는 시공 전 목재 공장에서 기계로 기둥, 보, 벽체 목재를 만든 뒤, 현장에서는 이를 연결만 하는 시공 기술을 말한다.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집을 가리켜 프리패브(Prefabrication의 줄임말) 주택이라고 부른다. 원래 북유럽에서 처음 선보인 프리커트 방식의 프리패브 주택은 일본으로 건너와 화려하게 꽃을 피웠다. 지난 1962년 대형 주택건설업체인 미사와홈이 첫선을 보이면서 등장한 목재 프리패브 주택은 현재 세키스이(積水)하우스, 다이와(大和)하우스가 주도하는 철골 프리패브 주택과 함께 일본 주택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목재 프리패브 주택 수요는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1980년대 캐드(Computer Aided Design), 캠(Computer Aided Manufacturing)의 등장으로 가공 기술이 발전하면서 공무점(工務店)이라고 불리는 중소 목재소가 제재소(製材所)형태로 대형화되기 시작한 것도 자연스럽게 목재 프리패브 주택의 확대로 이어졌다.   

프리커트 방식의 장점은 목재를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있다. 오차율이 수작업 방식보다 훨씬 낮다. 나가사키현 이사하야시에 본사를 둔 다카시마(高島)그룹은 일본 규슈(九州)지역 최대 목재회사로 프리커트 방식을 도입한 지 올해로 30년 가까이 됐다. 조켄(長建)목재공급주식회사의 미즈아시 다카미(水蘆孝巳)대표는 “정밀기계로 가공했기 때문에 프리커트 목재는 1㎜의 오차도 없다”면서 “목조 프리패브 주택이 열효율이 높은 것도 결국 프리커트 목재가 약간의 틈도 없이 정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목재는 산업용 로봇으로 정밀하게 깎는다. 물론 모든 공정은 100% 자동화돼 있다. 가공 과정에서 발생하는 톱밥은 진공청소기가 바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미세먼지조차 발생하지 않는다. 구간 구간을 절단하면서 발생한 폐목재는 전체 10% 미만이다. 이마저도 80%는 중국으로 수출돼 중저가 가구를 제작하는 데 쓰이며, 나머지 20%는 바이오에너지를 추출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음부분의 강도를 높여 구조체의 하중을 높이는 것은 최근 일본주택들의 전반적인 트렌드다. 다카시마주택이 특허를 보유한 메탈조인트(Metal Joint) 기술은 구조체인 나무 안에 쇠로 된 이음매를 집어넣어 이를 철 핀으로 고정하는 방식이다. 

또 다른 대형 주택건설업체인 미사와홈은 항공기와 경주용 자동차 차체 제작에 쓰이는 모노코크(Monocoque) 기술을 주택 시공에 도입해 주목 받고 있다. 본체와 주변 프레임을 견고하게 이어 마치 처음부터 하나의 물체인 것처럼 만드는 모노코크 방식에는 강력접착제와 스크루 못만 사용되지만 강도는 웬만한 철골조 주택 이상이다. 

목조주택은 안전성과 내구성이 약할 것이라는 선입견 탓에 1990년대 초반까지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 1995년 고베(神戶) 대지진 이후, 지진과 화재에 목조주택이 훨씬 강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제는 일본 주택 시장의 주류로 자리 잡은 모습이다. 실제로 미사와홈은 회사 소개 자료에서 자사가 공급한 주택 중 구조체 결함으로 집이 붕괴된 경우가 지난 40년간 단 한차례도 없었다고 설명하고 있다.

 
- 이사하야시 다카키초에 들어선 다카시마 임대주택 단지. 

목조주택, 지진·화재에 강해 인기
이사하야시에는 35년 전 다카시마주택이 처음 시공에 나선 ‘다카시마단지’가 있다. 10여가구로 구성된 단지 주택은 완공 후 지금까지 한 번도 외부 도색을 하지 않았지만 마치 신축된 주택처럼 깨끗하다. 완공된 지 30년이 지난 우리나라 아파트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다카시마 쇼타로(高島正太郞) 다카시마건설 상무는 “입주민들과 상의해 조만간 리폼(부분 설비 교체) 작업에 들어갈 예정인데, 이렇게만 하면 100년 이상은 충분히 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본 주택관계자들은 목조주택의 건축물 수명을 100년 이상으로 본다. 굳이 일본산 삼나무(杉·스기), 노송나무(檜·히노키)를 쓰지 않아도 내구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일본 주택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오히려 최근 시공에 쓰이는 나무는 상당수가 수입산이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도 성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비결은 바로 가공 기술에 있다. 이사하야시 다카시마그룹 목재공장에 위치한 드라이퍼펙트(Dry Perfect) 내에서는 목재의 수분함유율을 8~10% 수준으로 일정하게 유지하고 있는데, 생산 지역이 달라도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이런 다양한 가공기술 때문이다. 이러한 목재 가공 기술 덕분에 비가 많고 습도가 높은 자연 환경 속에서 일본주택은 수명이 100년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벽체 안쪽을 항상 건조한 상태로 유지하도록 통풍과 관련한 노하우도 상당하다. 이창헌 사이와홈 대표는 “우리나라에서 지어지는 목조주택은 통풍과 습도 등을 정확하게 예측하지 않고 짓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지은 지 몇 년 만에 구조체가 뒤틀리고, 벽체 틈이 벌어지는 문제가 발생하는 것과 달리, 일본은 우리보다 더 기후환경이 좋지 않지만 계량화로 이 문제를 쉽게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더군다나 일본 목조 프리패브 주택은 철골 프리패브 주택보다 시공비가 싸, 생애 첫 주택 건축에 나서는 30~40대 소비자 사이에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부동산 시장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 아베 정권이 소비세를 인상하면서 거래량과 착공 건수는 다소 줄었지만, 정부의 다양한 경기 부양책이 최근 효과를 거두는 모습이다. 다국적 부동산 컨설팅 회사인 존스랑라살(Jones Lang LaSalle)에 따르면, 도쿄(東京)의 올 1분기 거래액은 100억달러(약 10조2000억원)를 넘어서 세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사하야시 세이부다이초(西部台町·동) 그린힐스는 세키스이하우스, 세키스이하임, 다이와하우스, 파나홈, 미사와홈 등 일본의 대표적 주택 메이커들이 공동으로 택지를 개발하는 곳이다. 파나홈(Pana Home)은 마쓰시타(松下)그룹 계열사로, 철골 프리패브 주택 시공에 강점을 갖고 있다. 대형건설사들이 택지 분양에 나선 까닭에 이미 5분의 4 이상 필지가 매각됐다. 현장에서 만난 마에카와 고지(前川耕治) 미사와홈 나가사키지점 영업부 과장은 “일반적으로 45평(132㎡) 규모의 큐브(사각)형 단독주택을 찾는 수요가 가장 많다”면서 “매매가는 보통 7000만엔(약 7억100만원) 수준인데 대부분 20년 장기분할 상환으로 매입하기 때문에 집값 자체가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린힐스는 시 중심부에서 차로 10분 정도 떨어져 있지만 새로 지은 집들이 대거 들어서 있어 젊은층 사이에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원전 가동이 중단되면서 전기료가 상승하고 있고, 이는 친환경 주택 확산으로 이어지고 있다. 오이와 게이스케(大巖啓介) 가즈건설 대표는 “서양식과 일본전통식 주택이 7~8년 주기로 번갈아 부침을 거듭했고 최근에는 태양열 주택을 찾는 수요가 크게 늘었다”고 말했다. 이사하야시 다카키초(高木町·동)에 들어선 다카시마 임대주택 단지가 대표적 사례다. 60㎡(18평), 지상 2층으로 지어진 9가구는 지난해 완공된 임대주택이다.

 
- 사이와홈이 오는 8월 인천 영종도에 분양할 단독주택 ‘자연도가’.(위 이미지는 분양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 

동일본 대지진 이후 태양광 발전설비 설치

현재 일본 정부는 신축 주택에 태양광 발전 시스템을 설치할 경우 보조금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는 원전 가동 중단에 따른 대체 전력을 확충하고 글로벌 태양광 발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다목적 카드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일본의 태양광 설치량이 43GW(기가와트)로 전년 대비 23%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카시마 마사히로(高島正弘) 다카시마그룹 회장은 “1㎾당 20만엔의 설치비를 지원하던 것이 최근 4만엔으로 줄었지만 20년가량 사용하면 시공비를 뽑고도 남는다”면서 “일본인들은 대부분이 한번 주택을 지으면 20~30년 이상 산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설치비에 대한 부담은 생각보다 적다”고 강조했다.

여름철 뜨거운 대기 열을 전력으로 전환시키는 에코큐트 시스템도 최근 일본 주택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 시스템은 가정 내 전기료 부담을 낮추고 있으며, 남은 전기는 지역 내 민간전력회사에 판매하기도 해 여러모로 활용도가 높다는 지적이다. 일본 목조주택 기술명장 출신인 사이와홈의 오카베 요시히토 기술이사는 “역설적으로 고베 대지진이 목조주택 내진(耐震)·내화(耐火) 기준 향상에 기여했다면,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친환경 주택시장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한번 지으면 100년을 쓰는 일본 주택 기술과 친환경 시스템이 접목될 경우 상당한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i  interview ● 다카시마 마사히로 다카시마그룹 회장
“집은 곧 자연이기에 나무로 지어야 합니다”

 
- 일본 목수들이 쓰는 전통자를 들고 포즈를 취한 다카시마 마사히로 다카시마그룹 회장. 

1948년 설립돼 올해로 66년째를 맞는 다카시마그룹은 일본 규슈 지방을 대표하는 종합주택업체다. 목재 가공부터 유통은 물론 시공도 한다. 특히 프리커트 기술에 있어서 다카시마그룹은 선두권에 속한다. 일본 내에서도 비교적 빨리 관련 기술을 도입한 회사로 꼽힌다. 관련 업계에서는 다카시마그룹이 일본 경제의 암흑기인 ‘잃어버린 20년’을 잘 이겨낼 수 있었던 비결로 프리커트로의 사업 전환을 꼽는다. 이 기술은 2대째인 다카시마 마사히로 회장이 주도해 도입했다. 

“프리커트를 도입한다고 하니까, 지역 목수들이 ‘미친 짓’이라고 했어요. ‘집 짓는 데 쓰는 나무는 그렇게 공장에서 찍어내 만들 수 없다’며 말이죠. 선친께서도 강력하게 반대하지는 않았지만 ‘신중하게 잘 생각하라’고 말씀하셨어요. 하지만 당시 저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언제까지 일본 주택은 장인들의 기술에만 의존할 것인가’라고 말이죠. 결과적으로 현재 일본 내 신축 주택의 90%가 프리커트 기술을 사용합니다. 일본 목조 주택이 세계 최고 수준에 오른 것도 따지고 보면 프리커트 기술이 큰 도움이 됐다고 봅니다.”

다카시마 회장은 “지금은 결과적으로 프리커트 기술을 도입한 회사만 살아남았으며, 나가사키현에서 목수가 목재를 손수 도구로 깎아 집을 짓는 경우는 1%가 채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는 일본식 주택을 한마디로 정의하면 ‘나무(木)’다. 미국, 유럽 주택이 돌과 벽돌을 사용해 지어진다면 일본은 일부 구조체를 제외하고는 주택의 상당부분이 나무로 채워진다. 때문에 친환경적이다. 다카시마 회장은 “집이 곧 자연이기 때문에 나무로 지어야만 자연친화적이라고 할 수 있다”면서 “자재는 외국에서 수입해 오지만 우리가 가진 목조주택 기술은 미국, 유럽이 따라올 수 없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신했다.  

최근 일본주택은 전통과 현대를 결합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겉은 서구식으로 짓더라도 집안 내 와시쓰(和室)라고 부르는 다다미(속에 짚을 두껍게 넣고 위에는 돗자리를 대어 단단히 꿰맨 것으로 마루방에 까는 매트)방을 꼭 집어넣는 것이 최근 일본 신축 주택의 중요한 트렌드다. 이 공간은 대개 1층 거실 한쪽에 마련되며, 주로 조상의 위패(位牌)를 모셔두거나, 게스트하우스 용도로 사용되고 있다. 

다카시마 회장은 한국 목조주택 기술이 꾸준하게 전승되지 못한 현실에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몇해 전 덕수궁과 경복궁을 둘러봤다는 다카시마 회장은 “한국이나 일본 모두 중목구조(기둥과 보를 나무로 잇는 방식) 건축 방식을 중국에서 받아들인 것만 봐도 두 나라의 건축 기술은 비슷한 수준이었지만 한국은 관련 기술이 단절된 반면, 일본은 개량·발전된 것이 오늘날의 차이”라고 설명했다. 

다카시마그룹은 현재 새로운 도약을 준비 중이다. 그는 조만간 한국 시장 진출을 검토하기 위해 내한할 계획이다. 그는 “‘프리커트’ 기술로 성공을 이뤄낸 것처럼, 한국 시장 진출이 그룹 역사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카시마건설이 국내 시공사인 사이와홈과 손잡고 오는 8월 인천 영종도에 짓는 ‘자연도가’는 전용면적 132~231㎡(52~70평) 규모의 단독주택 27가구로 구성돼 있다. 분양가는 땅값과 건축비를 포함해 9억~16억원 정도다. 

이와는 별도로 제주도 제주시 구좌읍 덕촌리에서는 세 차례에 걸쳐 110가구 규모로 단독주택 단지를 지을 계획이다.

글: 나가사키(일본) = 송창섭 기자 (realso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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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원위의 집2014. 11. 1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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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원위의 집2014. 11. 11.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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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원위의 집2014. 11. 11. 14:06

 [집념인생] 통나무집 짓기 20년째 김명석씨



▶ 김명석 한울통나무학교장이 통나무집 짓기 시범을 보이고 있다. 조문규 기자

▶ 수공식 통나무집

▶ 기계식 통나무집

 영천에서 포항 방향으로 달리다가 시티재를 넘으면 도로 왼쪽에 하강초등학교(경주시 안강읍 하곡리)가 보인다. 지금은 폐교가 된 교문에는 대신 '한울통나무학교'라는 간판이 붙어 있다. '통나무꾼' 김명석(43)씨의 보금자리다. 이름에 걸맞게 교정에는 여러 모양의 통나무집 구조물이 세워져 있다. 재떨이 하나까지 '작품' 수준의 통나무 제품일 정도로 통나무와 나무 부스러기들이 발에 채이는 곳이다.


10여명의 학생들은 뙤약볕에도 불구, 저마다 구조물에 매달린 채 김씨의 강의를 들으며 조립작업에 열심이다.

"일단 우리 학교에 들어오면 가르치고 배우는 관계를 떠나 동지애로 뭉쳐집니다".

한울통나무학교의 교장인 김씨는 "나무를 만지는 사람은 모두 순박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장의 통나무집 사랑은 올해로 20년째. 포항시 기계면이 고향인 김씨는 고교때부터 울산으로 가 울산공대를 졸업한 뒤 1984년 현대중공업에 입사했다.

영업직이었지만 적극적인 성격 탓으로 현장근로자와 함께 노조 설립 활동에 참가했다. 노동운동 자체가 불온시되던 때였다. 하루 걸러 여기저기로 불려 다니고 회사에서도 요주의 직원으로 지목되는 좌절 끝에 6개월 만에 사표를 던져야 했다.

김씨는 "한창 나이인데도 앞길이 막막했다"고 회고했다. 울산 바닥에서는 아무 것도 할 일이 없어진 신세가 된 것이다.

이듬해 무작정 미국으로 건너갔다. 접시닦이라도 할 생각으로 배회하던 중 버지니아주 어느 시골마을의 통나무집 공사장에서 일거리를 찾게 됐다. 통나무집과의 첫 만남이었다.

김씨는 "금방 일에 재미가 붙으면서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열심히 일한 덕분에 인정을 받아 통나무집 건축의 전 과정을 실전 중심으로 배울 수 있었다.

86년 여름 1년여 만에 귀국해 울산에서 한국목조주택이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전국에 걸쳐 통나무집 기술자가 열 손가락 미만일 때였다.

통나무집은 보통 국민소득 1만달러를 기준으로 보급이 본격화된다고 한다. 86아시안게임과 88올림픽을 앞둔 국내에서도 자연친화형 주택이라는 통나무집의 장점이 알려져 수요가 계속 늘고 있었다.

6개월이 걸려 1채를 짓고 나면 다음 일거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기술을 더 깊이 배울 욕심으로 88년과 89년에는 캐나다 통나무학교와 일본 후지산 삼림지역으로 9개월씩 통나무집짓기 유학도 다녀왔다.

특히 목조주택 선진국인 일본에서는 온돌 또는 보일러 난방을 할 때 통나무집을 어떻게 지어야 하는 지를 깊이 배울 수 있었다. 90년부터는 사업 근거지를 고향인 포항으로 옮겼다. 고향에 더 많은 통나무집을 퍼뜨리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김씨는 통나무집의 장점을 "사람의 몸과 마음에 자연과 같은 휴식을 주는 주거공간"이라고 설명했다.

나무가 숨을 쉬는 통나무집은 스스로 습도를 조절하고 열을 비축.방출해 인간에게 가장 쾌적한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진이나 화재에 강한 점도 큰 장점이다.

자신의 통나무집 사랑을 더 널리 퍼뜨리기 위해 97년 경주시 안강읍의 딱실못둑에 첫 통나무집학교를 열었다.

외환위기를 넘긴 98년부터 2003년까지는 칠곡 동명의 팔공산 자락으로 통나무학교를 옮겨 제자들을 길렀다.

통나무집학교는 1개월 과정의 프로반과 3개월 과정의 주말반으로 나눠 운영된다.

지난 6일 프로반을 수료한 원효(35)스님은 "내 손으로 부처님의 집을 지어 드리고 싶어 강원도 인제에서 이곳까지 찾아 왔다"고 말했다.

통나무집에 대한 꿈을 실현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인의 관심도 의외로 크다고 한다. 김씨는 "지역의 자치단체장 중에서도 주말반 과정을 수료한 분들이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수강료는 원목비 등을 포함, 1과정에 88만원이지만 기술이 부족해 더 배우려고 할 때는 수강료를 받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까지 한울통나무집학교에서는 180여명의 기술자를 배출했다. 그 중에는 통나무집의 본고장인 일본.뉴질랜드로 진출한 사람들도 있다. 김씨는 "캐나다.뉴질랜드로 이민을 갈 때 통나무집을 지을 수 있으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는 통나무집 기술을 밑천으로 어려운 이웃을 돕는 '평화의 집짓기' 운동도 시작했다.

목조주택을 지어 소년가장 등 어려운 이웃에 보금자리를 마련하는 사업이다. 아직은 후원자가 많지 않아 포항.경주지역 20여채의 홀로노인 집을 수리한데 그치고 있지만 내년부터는 주위의 도움을 얻어 본격화할 계획이다.

지난 20여년동안 김씨가 직접 주문을 받거나 공사에 참가해 지은 통나무집은 이제 전국에 200여채에 이른다. 김씨는 "아름답고 살기 좋은 통나무집을 더 많은 사람과 나눠 누리기 위해 좀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의 054-762-3758.

정기환 기자 <einbaum@joongang.co.kr>
사진=조문규 기자 <chomg@joongang.co.kr>

◆ 통나무집 종류=통나무집 짓기는 먼 옛날부터 세계 각처에서 자생적으로 발전돼 왔다. 그러나 콘크리트.벽돌 등 건축자재의 개발로 대부분 지역에서 단절되고 산림이 풍부한 북유럽과 북미지역에서만 이어져 왔다.

통나무집은 작업 방식에 따라 기계식과 수공식으로 나눌 수 있다.

기계식은 전기톱 등 원목가공 기계를 사용해 규격에 맞게 가공한 목재를 조립해 건축하는 방법이다. 기계식 통나무집은 북유럽 지역에서 특히 발달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자연휴양림의 방갈로 등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수공식은 대형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원목의 껍질을 벗기는 것부터 전 과정을 개인 공구를 이용해 집을 짓는 핸드메이드 건축이다. 수공식에서는 특히 구조물을 유지해 주는 노치(Notch:통나무끼리 만나는 부분을 가공하는 작업) 부분의 가공기술이 중요하다.

수공식은 다시 통나무를 수평으로 쌓아서 벽체를 구성하는 수평조적 방식과 전통 한옥처럼 보.도리 같은 주요 구조체만 통나무로 만드는 통나무 목구조 방식으로 나누어진다. 수공식은 나뭇결을 그대로 살려 자연미를 돋보이게 할 수 있고 구조가 보다 튼튼한 것이 장점이다. 

최근에는 지붕의 처마 높이까지는 수공식으로 하고, 상부는 기계식으로 건축하는 혼합 구조가 많이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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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초원위의 집2014. 11. 11. 13:47

살고 싶은 집소나무 숲 속에소나무로 완성한 통나무집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살아야 한다고 정승호 씨(60)는 항상 생각했다. 흙과 나무로 집을 짓고, 잔디 깔고 텃밭 일구며 살아야 살 만한 삶이라고 여겼다. 마침 얻은 집터가 소나무 숲 깊은 곳이었다. 사방이 소나무이니 집도 소나무로 짓자고 생각했다. 그렇게 소나무 숲 속에 소나무 통나무집이 완성되었다.
 


강원도 속초와 고성이 경계를 이룬, 고성군 토성면.
 
죽 뻗은 도로를 벗어나 시골길로 접어들어 달리길 5분여, 다시 길에서 벗어나 소나무 숲 속을 향해 난 좁은 길로 들어가야 한다고 했다.

심심산중에 있는 집이려니, 짐작하며 먼지 폴폴 날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려 빽빽이 들어찬 소나무를 뚫고 지나가자 한순간 눈앞이 확 트인 터가 나왔다. 그리고 누런빛의 나무 속살을 그대로 드러낸 통나무집이 한눈에 들어왔다. 정승호 씨의 소나무 통나무집이다.
 
1 정씨 집 현관. 현관 옆으로 불규칙하게 튀어나온 통나무가 운치 있다. 2 현관에서 들여다본 거실. 현관과 거실 입구를 살짝 비틀어지게 배치해 공간이분리된 듯한 느낌을 만들어냈다.

소나무 숲 속에 터를 닦다
 
정씨가 집짓기를 고민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초다. 결혼을 앞둔 아들이 결혼 후에도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다고 하는 바람에 큰 집이 필요해졌다. 아이들 시집ㆍ장가보내고 나면 두 내외가 오붓하게 살 요량으로 조그맣고 아담한 흙벽돌집을 지어서 살고 있었는데 계획이 틀어진 것.
 
기왕 새집을 짓는 거 좋은 터에 제대로, 마음에 흡족하게 짓고 싶었다. 멀리 이사갈 생각은 없었느니 원래 살던 속초를 중심으로 주변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좋은 터가 나왔다고 해서 와봤는데 첫눈에 이곳이 마음에 들더라고요. 뒤로는 소나무 숲이 울창하죠. 앞은 절벽이라 시야가 가릴 것 하나 없이 확 트여 있죠. 그리고 멀리 대청봉과 울산바위가 한눈에 들어오죠.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곳이었어요.” 
7 이층 데크에서내려다본 마당. 잔디와 텃밭이 만드는 초록색과 정자의 갈색이 조화롭다.
 
두 번 생각할 것 없이 그곳으로 터를 정했다. 터를 정했으니 집을 지어야 할 차례였다. 처음에는 예전 집처럼 흙집을 지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집터를 얻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다. 소나무 숲 속에 들어앉을 집이니 나무로 지어야 어울릴 것 같았다.
 
건축은 업체에 맡기지 않고 목수를 구해서 직접 짓기로 했다. 전문 업체에 일임하면 편하긴 하겠지만 내가 원하는 집, 나만을 위한 집은 얻기 힘들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때부터 정씨의 목수 찾기가 시작됐다.

“집은 한두 번 쓰고 버리는 물건이 아니잖아요. 평생을 살아야 하는데 제대로, 잘 지어야죠.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믿을 만한 전문가를 구하는 일이에요. 특히 직접 집을 지을 생각이면 더더욱 그렇죠. 저도 좋은 목수를 찾기 위해 건축 관련 전시회는 다 다녀보고 인터넷에서 집짓기에 관한 카페나 블로그도 많이 찾아다녔어요. 그러다 알게 된 사람이 이 집을 지어준 양 목수예요. 인터넷을 통해, 전화로 많은 이야기를 나눠 보니 믿음이 가더라고요. 워낙 평판도 좋은 사람이었고요. 그래서 함께 일하기로 했죠.” 
 
그렇게 정씨의 통나무집 짓기가 시작됐다. 
3 이층에서 본 집. 일층은 통나무를 그대로쌓아 올려 만드는 풀노치 방식으로 지었지만, 이층은 통나무로 골조를 세우고 구조목으로 마무리하는 포스트앤빔 방식으로 완성했다. 4 이층 구석에 있는 창고 겸 다락방. 문이나 벽을 따로 설치하지 않아 양쪽으로 트여 있다.
 
 
통나무 100개로 완성한 집
 
집짓기 과정 중 가장 중요한 일은 나무 선택이었다. 우리나라는 계절 변화가 심해 여름에는 습도가 높아 나무가 팽창하고 겨울에는 건조해서 나무가 수축하는 일이 매년 반복되다 보니 그 변화에 유연하게 반응할 수 있는 나무를 선택해야 했다. 특히 가공하지 않은 통나무를 차례로 쌓아 만드는 통나무집은 일반 목조주택에 비해 나무가 변형될 가능성이 훨씬 커서 몇 배 더 신중해야 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벽체를 이룬 통나무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뒤틀어지면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뒤틀림이 가장 적다는 북미 서부산 소나무를 사용하기로 했죠.”

벽체의 견고성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였다. 통나무 위에 통나무를 얹을 때 결합 부위가 단단하게 밀착하도록 양쪽으로 홈을 파서 연결했다. 마치 한옥 장부맞춤의 암수 홈처럼 만든 것이다.

“대부분의 통나무집은 통나무를 연결할 때 한쪽에만 홈을 판다고 하더라고요. 통나무를 하나 놓고 그 위에 통나무를 얹을 때 아래쪽 통나무의 곡선에 맞게 위쪽 통나무에 오목한 홈을 파서 끼우는 거죠. 그런데 우리 집은 아래쪽 통나무에도 홈을 파서 홈과 홈이 끼도록 했어요. 통나무 결합 부위가 훨씬 견고하게 밀착되는 효과가 있었죠.”

살다 보면 통나무 사이에 틈이 벌어져서 외풍이 심해진다는 통나무집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무 사이사이에 탄력 좋은 특수 실리콘을 넣었다. 실리콘은 습도와 온도에 따라 나무가 수축과 이완을 반복할 때 나무와 같은 수준으로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기 때문에 나무 사이에 틈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전원주택의 가장 큰 숙제라는 난방은 지열을 이용했다. 땅속 150m까지 구멍을 파고 관을 넣어 물을 내려보내면 지열에 의해 물이 데워지는데, 그 물을 이용해 난방을 하는 것이다. 시설비는 비싸지만 연료비를 줄일 수 있어 선택했다.

그렇게 집 전체를 완성하는 데 들어간 통나무가 100여 개. 집짓기를 시작한 지 3개월 하고도 27일 만에 드디어 집이 완성됐다. 정씨가 그렇게 원하던 대로 소나무 숲 속 소나무 집이었다.
 
 
 
가족과, 자연과 함께라서 더 좋은 삶
 
요즘 정씨는 집 안팎을 정리하고 단장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집 앞마당에는 잔디를 깔고, 절벽 쪽에는 조그마한 텃밭을 만들었다. 집을 이룬 통나무는 정씨의 손길을 받아 반질반질 윤이 난다. 
“새집에 들어와서 이제 겨우 두 계절을 보냈을 뿐이라 통나무집의 장단점을 다 안다고는 못하겠어요. 특히 올겨울을 지내봐야 알겠죠. 하지만 지금까지는 아주 만족해요. 통나무 곡선이 만들어내는 멋진 모습도 좋고, 아늑하고 조용한 집터도 마음에 들어요.”

이 집에 사는 것이 이처럼 즐거운 것은 통나무집이 주는 만족감도 있지만, 집이 주는 즐거움을 소중한 가족과 함께 누릴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특히 절벽 쪽을 향해 넓게 낸  거실에 앉아 손자의 재롱을보는 일은 시간을 잊게 하는 신선놀음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가 항상 바라왔던 것처럼 자연과 함께할 수 있어서 더욱 좋단다.
 
“새벽에 일어나 마당에 나가보면 멀리 우뚝 선 울산바위가 보여요. 해가 막 떠오를 즈음이면 붉은 기운이 울산바위 쪽으로 죽 뻗어나가는 것이 마치 스포트라이트를 쏘는 것 같아 정말 환상적이죠. 좋은 터에, 좋은 집에, 사랑하는 가족이 함께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삶이 어디 있겠어요.”
 
 글 이상희 기자 사진 최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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