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졌던 목재 재활용 … 유독가스 없고 난방비 40% 절감
왜 펠릿인가
70년대 오일쇼크 후 美서 개발 … 글로벌시장 年18% 고성장
연소효율 가스보일러 수준 … 부피작아 도시서도 쉽게 사용
목재 부산물을 재활용한 '우드펠릿'이 기후변화와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고 환경보호와 경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함께 잡을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산화탄소 감축 등 기후변화 협약에 적극 대응할 수 있어 각국 정부가 경쟁적으로 관련 산업 육성에 소매를 걷어붙이고 있다.
21세기형 청정연료의 대표주자로 떠오르고 있는 우드펠릿은 나무 부산물을 잘게 분쇄한 다음 높은 온도와 압력으로 압축,담배필터 크기로 만든 청정 목질계 바이오 연료다. 1970년대 오일 쇼크 이후 미국에서 개발됐다. 그러나 유가가 하락하면서 빛을 보지 못하다 1990년대 교토의정서 발효 이후부터 유럽을 중심으로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다.
유 럽연합(EU) 국가들은 전 세계 생산량 1000만t(2009년 기준)의 80%를 소비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2020년에는 전체 신재생에너지의 20% 수준인 7500만t의 펠릿을 사용할 계획이다. 여기에 중국까지 가세할 경우 2020년 전 세계 수요량은 1억5000만t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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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엔 펠릿보일러의 연소 효율이 기름 또는 가스보일러 수준으로 향상되고, 펠릿도 규격화하면서 소비자들의 신뢰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2000년대 들어서는 고유가로 인한 난방비 절감 수요와 교토의정서 발효에 따른 재생에너지 지원 정책으로 펠릿 시장이 크게 커졌다.
우 드펠릿이 각광받는 이유는 우선 다른 바이오매스 연료에 비해 높은 에너지 밀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같은 무게의 장작에 비해 부피가 절반 정도다. 도시지역에서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크기가 작고 규격화돼 있어 운반이 쉽고 다른 연료와 달리 발화점이 낮아 운송 과정에서 특별한 설비나 장비가 필요하지 않다. 게다가 펠릿을 이용한 난방시설은 아황산가스 등 유독가스를 배출하지 않아 매우 환경 친화적이다.
뿐만 아니라 국내 보일러등유와 비교할 때 난방비를 40% 정도 절감할 수 있어 매우 경제적이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 우드펠릿과 경유,면세경유,보일러등유의 동일 발열량(M㎈/㎏)당 가격은 각각 89원,160원,90원,108원으로 우드펠릿이 가장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사실은 산림청 실험 결과에서도 나타났다. 산림청은 국립수목원, 군부대 등에서 실제로 보일러를 가동하면서 같은 조건에서 연료절감 효과를 실험했다. 한 달간에 걸쳐 국립수목원 유리온실에서 실험한 결과 보일러등유 대비 최저 31%에서 최고 44%까지 연료비 절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우리나라는 특히 에너지의 97%를 수입에 의존하는 세계 10위 에너지 소비국이어서 국가에너지 안보 및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신재생에너지 개발이 어느 나라보다 시급한 실정이다.
그러나 태양광이나 수소,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는 기술 · 비용 · 환경적인 측면에서 한계를 갖고 있다. 국토의 63%가 산림인 우리나라에 산림 바이오 에너지가 효율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가장 효율적인 친환경 에너지라는 강점 때문에 관련 산업의 전망도 매우 밝다. 세계 펠릿 시장은 지난 10년간 연평균 18% 이상 고속성장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우드펠릿 생산은 앞으로 매년 30% 이상 확대될 전망이다. 선진국 또한 앞다퉈 보조금 및 부가세 감면 등 지원 정책을 펼치며 시장 육성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자원이 풍부한 미국 캐나다는 수출산업으로 육성,독일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벨기에 등지에 펠릿을 공급하고 있다.
김 외정 산림과학원 연구관은 "펠릿은 화석연료 대체와 탄소배출권 확보는 물론 고유가 극복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는 최적의 에너지원"이라며 "연관 전후방 산업 간의 균형 잡힌 전략적 육성 대책을 마련,2020년 국내 펠릿시장 3조원 시대에 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대전=백창현 기자 chbaik@hankyung.com
청정연료 우드펠릿이 뜬다
현지 우드펠릿생산 1호기업 기발한 사업모델로 관심높아
톤당 판매가 석탄의 2배넘어 자바에 3만㏊ 조림지도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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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라파크의 우드펠릿 공장 인근에 주민들이 |
지난 7월 말 인도네시아 중부 자바 워노소보에 위치한 숨빙산(3,371m) 중턱. 제재소들이 몰려 있어 전기톱 소리가 요란한 이 곳에 쿵쿵 하며 둔탁한 기계음이 나는 데가 있다.
최근 저탄소 재생 청정에너지로 주목 받고 있는 우드펠릿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솔라파크인도네시아의 해머밀 소리다.
올 3월 준공식을 갖고 인도네시아에서 우드펠릿을 생산하기 시작한 1호 기업인데다 인근 제재소에서 나오는 '처치곤란'의 톱밥을 거의 공짜로 수거해 우드펠릿을 생산하는 기발한 사업모델을 선보여 한국과 현지 정부ㆍ기업 관계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박시우(49) 대표는 14일 기자와의 국제통화에서 "인도네시아 산림부 차관 등이 이번주에 우리 회사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박 대표가 이 곳에 터를 잡은 이유는 뭘까. "우리 공장 반경 30㎞ 안에 2,000개가 넘는 중소 제재소들이 밀집해 있어 우드펠릿의 원료가 되는 톱밥을 거의 공짜로 가져다 쓴다.
또 100㎞ 이내에 인도네시아 최대 목재 수출항인 수마라항이 있어 한국ㆍ유럽 등지로 수출하는 데 유리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앞으로 우드펠릿을 대량생산하려면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이 지역은 한국의 아카시아보다 20배가량 빨리 자라는 알바시아 나무를 조림하거나 확보하기가 쉽다"고 덧붙였다.
알바시아는 묘목을 심은 지 1년 만에 20m, 2년 만에 30~40m 정도 큰 뒤 줄기 직경이 굵어지는 부피생장을 한다. 가지ㆍ잎이 무성하지 않아 나무 밑에는 커피ㆍ차ㆍ타피오카 등 반양지ㆍ반음지 식물도 재배할 수 있다.
통나무 10㎥를 전기톱으로 제재하면 통상 15%(1.5㎥) 정도의 톱밥이 나온다. 2,000곳에서 하루 10㎥씩 제재하면 하루 400~500톤의 우드펠릿을 생산할 수 있는 3,000㎥의 톱밥을 수거할 수 있다. 현재 시간당 10톤의 펠릿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갖췄는데 풀가동하더라도 하루 200~240톤, 연간 8만톤가량을 생산하는 규모여서 원료(톱밥)에 여유가 있다.
박 대표는 "올해는 마케팅 단계여서 4만6,000톤가량, 내년에는 풀가동이 목표"라며 "많은 양은 아니지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국적 식품회사 등에 '석탄(최근 톤당 66달러)+알파' 가격에 우드펠릿을 공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국의 대형 무역회사와 유럽 수출 마케팅 대행을, 대형 목재ㆍ보일러 회사와 우드펠릿 공급 문제를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설탕ㆍ커피 등 가공과정의 보조열원으로, 한국에서는 원예시설 등 대규모 비닐하우스ㆍ온실을 운영하는 농가에서 난방용으로 써온 석유 대신 쓰이게 된다.
하 지만 야심만만한 박 대표가 우드펠릿 사업에 뛰어든 것은 한국 정부가 오는 2012년부터 13개 주요 발전사업자에게 발전량의 일정 비율(2012년 2~2.5%, 2022년 10% 예정)을 우드펠릿ㆍ태양광ㆍ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로 공급하도록 의무화하는 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 (RPS)제도를 도입할 방침임에 따라 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솔라파크는 지난달 석탄을 때는 동서발전 동해화력발전소에 180톤의 우드펠릿을 보내 석탄과 함께 연료로 써보는 혼소시험을 했다.
박 대표는 "한국에서 석탄을 때는 발전회사들이 2012년부터 발전량의 일부를 신재생에너지로 생산해야 한다"며 "우드펠릿은 기존 설비를 그대로 쓰거나 일부 설비만 보완하면 석탄과 함께 혼소용 연료로 쓸 수 있어 수년 안에 설비를 확충, 연간 30만톤 규모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솔라파크는 안정적인 원료 확보를 위해 인도네시아 국영 임업공사와 협력해 자바에 3만㏊의 조림지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남은 문제는 가격이다. 국내 화력발전소에서 연료로 쓰는 석탄은 톤당 65~70달러 수준인데 수입되는 우드펠릿 가격은 150~200달러이기 때문이다. 경사가 심하고 임도(林道)가 빈약한데다 인건비가 비싼 국내에서 숲가꾸기를 통해 발생한 목재 바이오매스로 우드펠릿을 만들면 공급가격은 이보다 더 올라간다.
박 대표는 "톤당 150달러(부산항 도착 기준) 정도에 우드펠릿을 공급할 수 있지만 그래도 석탄의 두배를 넘는다. 이 같은 격차를 해소하려면 온실가스를 감축하고 신재생에너지 사용을 늘리겠다는 정부의 확고한 정책적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드펠릿 사용을 꾸준히 늘리고 있는 독일ㆍ스웨덴ㆍ덴마크ㆍ네덜란드 등 유럽연합(EU) 선진국들은 RPS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물론 화석연료에 탄소세를 물리고 신재생에너지원과 사용자에게 부가가치세 감면, 초기 설치비ㆍ발전차액 지원, 우드펠릿 보일러ㆍ스토브 구입자에 대한 보조금 지원 등을 시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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