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아직 밟지 못한 땅
오지 탐방 전문가 채경석씨가 추천하는 트레킹 코스
해외여행을 떠나도 등산복을 따로 챙길 정도로 트레킹과 사랑에 빠진 대한민국 중년들이여, 당신들이 밟을 땅은 아직 많이 남아 있다. 물과 등산화만 있다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난이도 ‘하’의 트레킹 코스, 그러나 잊지 못할 풍광과 경험을 선사해줄 9개의 땅을 전문가 2인이 소개한다.
오지 탐방 전문가 채경석씨가 추천하는 트레킹 코스
1 남아프리카공화국의 테이블마운틴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테이블마운틴은 이름만 들으면 마치 전문 산악인들이 올라가야 하는 험한 산처럼 생각되지만 정상으로 가는 코스는 매우 다양하다. 중턱까지 가는 케이블카도 설치돼 있어 가장 단거리 코스로 2시간만 걸으면 하늘 아래 멋진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 절벽과 절벽 사이를 걷다 보면 5억 년 동안의 침식과 풍화로 생긴 테이블처럼 평평한 광활한 대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지구상에 몇 되지 않는 풍경이라 강력히 추천한다. 우리나라와 계절이 반대라 겨울인 6~9월은 피하자.
2 베네수엘라 엔젤폭포 자연 애호가들에게 가장 좋은 관광 명소 중 하나다. 나이아가라폭포의 15배가 넘는 높이를 자랑한다. 마치 수천 년 전으로 돌아간 듯한 태고의 자연을 간직하고 있다. 그래서 이곳이 영화 ‘쥐라기 공원’의 배경지가 됐을지도 모른다. 트레킹 자체는 난이도가 높지 않지만 시작점까지 가는 과정이 좀 힘들어 난이도 ‘하’로 규정하기가 애매하긴 하다. 까나이마 국립공원에 들어가 쪽배를 타고 강을 역류해 4시간이나 가야 하기 때문. 해먹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2시간 트레킹으로 엔젤폭포까지 갈 수 있다.
3 태국 치앙마이 몽족 마을 치앙마이는 이곳저곳 트레킹으로 특화된 지역이다. 히말라야의 시작은 네팔이고 그 끝이 치앙마이이기 때문이다. 고산지대에 모여 있는 몽족 마을로 향하는 길은 정글 코스로, 코끼리를 이동 수단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몽족 마을에서 때 묻지 않은 사람들과 어울리며 하룻밤을 보내고 대나무를 잘라 엮은 뗏목으로 래프팅을 하는 특별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우기는 8~11월.
4 라오스 루앙프라방 트레킹 루앙프라방은 과거 프랑스 식민지 시절 인도차이나 개발 정책에서 휴양지로 만들려고 했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루앙프라방에서 30분 정도 뚝뚝(오토바이를 개조한 동남아 택시)을 이용한 뒤 산길 트레킹을 시작한다. 코스는 소수민족 네 마을을 거쳐 가는 것이다. 마을을 향하는 논길을 걷다 보면 절로 마음의 평화가 찾아온다. 소수민족 마을에 도착하면 그들의 전통문화를 체험해보는 프로그램도 있어 독특한 경험이 될 것이다. 우기는 5~10월.
‘맨발로 지구를 돈다’ 김동우씨가 추천하는 트레킹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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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세계 7대 불가사의 페트라 요르단 남부의 와디 무사에서 택시를 이용하거나 숙소에서 제공하는 버스편을 이용하면 페트라에 갈 수 있다. 페트라는 바위 지대에 세워진 도시로 방대한 면적을 자랑한다. 하루 만에 이곳을 다 둘러보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트레킹은 알카즈네에서 알데이르 방향으로 코스를 잡는 게 일반적이다. 신비로운 협곡과 거대한 고대 건축물을 보는 것만으로 말이 필요 없는 곳이다. 적기는 봄과 가을.
2 아프리카의 지붕, 시미엔 산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버스나 비행기를 타고 곤다르로 이동하는 게 일차적 과제다. 그런 뒤 다시 데바르크로 가서 차를 타고 산 입구까지 이동해야 본격적인 트레킹이 시작된다. 2박 3일과 3박 4일 코스가 일반적이고 매일 3~5시간의 구간을 소화해야 한다. 시미엔 트레킹은 일정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코스가 다양한데, 이국적이고 아름다운 완만한 경사와 능선이 많은 게 특징이다. 시미엔 트레킹에는 포터와 가이드, 요리사가 동행한다. 건기인 12월부터 3월까지가 적기다.
3 레이디핑거의 황홀함, 파키스탄 훈자 울트라메도우 훈자에서 발티드 성, 울트라메도우로 이어지는 5~6시간의 트레킹 코스다. 가는 길은 평이하지만 발티드 성을 기준으로 들머리를 잡아 산으로 들어서면 오르막이 시작되고, 울트라메도우에 당도할 때까지 경사가 이어진다. 가장 한국 산과 닮은 코스로 난간이나 안전시설이 미흡해서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장비가 허락된다면 백패킹(캠핑용품을 짊어지고 가 야영하는 것)을 해보길 바란다. 고요한 아침에 보는 레이디핑거가 절경이다. 적기는 봄부터 가을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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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순례의 땅, 시나이 산 이집트 다합이나 카이로에서 투어를 신청하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다. 6시간이 소요되며 카이로에서는 오후 3시쯤 출발해 늦은 밤 캐서린 수도원에 도착하고, 다합에서는 새벽 2시부터 산행을 시작해 정상에서 일출을 본다. 초반 코스에서는 완만한 경사의 흙길을 걸으면 된다. 그러다 경사가 급해지고 지그재그 형태로 난길을 만난다. 이곳을 통과하면 정상으로 이어지는 오르막이 시작된다. 접지력이 좋은 등산화가 있으면 편하다. 걷는 게 힘들다면 낙타를 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시나이 산만큼 아스라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벅차고 경건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곳도 없다. 연중 트레킹 가능.
5 차마고도 절대 비경, 중국 윈난 성 호도협 호도협은 ‘호랑이가 다니는 협곡’이란 뜻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이다. 합파설산과 옥룡설산 사이로 진사 강이 굽이쳐 흐르는 모습은 가히 압권! 윈난 성을 방문한 여행객이라면 꼭 한 번 가보길 권한다. 트레킹이 힘들다면 중간에 말을 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나, 말에서 빈대가 옮겨 붙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8월 우기가 끝난 뒤 가을 시즌이 적기.
Tip
트레킹은 도시에서 시작해 시골로 들어가는 순서의 여행이다. 목적지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자연이 주는 즐거움을 만끽하는 여행이라 스스로 챙겨야 할 것들이 있다.
1 도시 여행에서는 비가 오면 우산을 구입해 쓰면 되고 잠시 호텔에서 쉬어가면 된다. 그러나 자연 속에서 맨몸으로 부딪치는 트레킹은 날짜의 제약이란 것이 있다. 예를 들어 우기에 속하진 않는지, 등산 트레킹이라면 눈보라가 치지 않는지 기상 상태를 잘 파악하고 가야 한다.
2 트레킹은 고된 등반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하루 짧게는 2~3시간을 걸어야 한다. 먼저 자기 몸을 잘 건사하는 것이 여행의 필수 조건이다. 자연 그대로를 즐기는 해외 트레킹에서 당장 몸이 불편하다고 중간에 차를 탈 수 있는 상황은 거의 없다.
3 준비물을 잘 챙기자. 도시에서는 필요한 것을 바로 구할 수 있지만 트레킹 여행에서는 그럴 수 없다. 사전에 여행에 필요한 준비물들을 철저히 챙겨야 한다.
<■글 / 이유진 기자 ■도움말&사진 제공 / 채경석(트레킹 전문가), 「트레킹으로 지구 한바퀴」(김동우 저, 지식공간), 경향신문 포토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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